진짜? 가짜?

1970~80년대에는 영화관에서 애국가를 불렀다?

에케EKE 2022. 12. 30. 19:08
안녕하세요, 에케입니다. 오늘은 유튜브를 보다가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관중과 함께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을 봤는데요.
 
 
뜬금없이 이 영상은 왜 보여주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해당 영상에 다음과 같은 댓글들이 올라왔습니다.

 

"한 분도 빠짐없이 애국가를 불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 말이 조금 거슬린다.
한 나라에서 그 나라 국가를 부르는 게 민주적으로 누구는 부르고 누구는 안 불러야 하나?
자기 나라 국가 부르는 것은 당연하다. 옛날 영화관에서는 영화보기 전에도 애국가를 불렀다.
- 영상 댓글 中

 

 하지만 해당 댓글에는 "옛날에는 길에서 놀다가도 애국가가 나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애국가를 불렀다. 이게 다 종북세력이 하나둘 없앤 것 아니냐", "애국가 부르자는 걸로 뭐라고 한다.", "애국가 부르는 게 강제가 되면 군사정권과 다를 게 무엇이 있느냐" 등 다양한 반응이 보였습니다.

 

 오늘은 위에 있는 댓글들에서 언급된 "영화상영 전 애국가 제창"에 대해 사실확인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애국가를 극장에서 틀었던 것, 요즘 세대는 잘 모르고 있을 겁니다. "설마 진짜 영화 시작할 때마다 애국가를 틀겠어?"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요. 그래서 국가기록원에 확인해봤습니다.

 

영화 상영 전에 "본 영화에 앞서 애국가를 상영하니 모두 기립해 달라."는 방송이 나오던 때가 있었다. 애국가가 나오면 부동자세를 취하고 일어서는 일은 극장 밖의 일상생활로도 이어졌다. 계절에 따라 오후 5시나 6시 국기하강식 때에는 애국가가 흘러나오고 이어서 '국기에 대한 맹세'가 울려 퍼지면 누구나 가던 길을 멈추고, 오른 손을 왼쪽 가슴 위에 올린 채 서있었다.

- 국가기록원

 

 1970~80년대는 말 그대로 군사정권이었던 것 만큼 애국가가 나올 때 기립하지 않으면 처벌받기도 했습니다. 1971년 3월 14일 한 영화관에서 20세 남자 관객이 경찰에 연행되었습니다. 그의 죄는 "영화 상영 전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일어서지 않고 담배를 피운 것"이였습니다.

또한 길을 가다가도 6시가 되면(겨울에는 5시 30분) 국기하강식이 진행되는데 이때도 기립하고 부동자세를 취하는 극장 내의 일이 극장 밖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어떤 자료에서도 제창한다는 말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1970~80년대에 극장과 거리에서 애국가가 기립 후 울려 퍼지면 부동자세를 취한 것은 사실이지만 제창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종북세력들이 폐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1989년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폐지한 것이며 사실이 아닙니다.

 

본 글은 일반에 공개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작성된 문서입니다.

참고 문서에 따라 글에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댓글 등으로 제보 바랍니다.

 

출처

국가기록원, 경향신문문학과 지성사